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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소개] 한권으로 정리하는 4차 산업혁명
    독서 2021. 1. 19. 00:10

    '4차 산업혁명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경제 역사 이야기' 정도로 간단하게 표현이 가능하겠네요.

    저는 기술적인 이야기가 어느 정도 들어 있을 줄 알았지만, 그보다는 작가가 직접 강의를 해주듯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경제 입문서로 보는게 맞을 듯합니다. 말로 설명하는 듯 하다보니 여러 주요 키워드를 한번에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이해 못할 수도 있지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기반을 둔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은 비약적인 생산성 향성을 가져왔고, 그 덕분에 인류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물질적 풍요의 기반에는 바로 석유가 자리 잡고 있었고요. (중략)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건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석유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지고 왔다면, 빅데이터는 정신적 풍요를 가져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즉, 포드의 자동차 생산 방식이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 낼 수 있도록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를 만들었다. 이제 곧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의 시대다'라고 표현 했지만, 그 어디에도 빅데이터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어떠한 형태로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에 되는지, DB의 종류는 어떤것들이 있는지, 수집된 데이터는 어떤 텍스트 마이닝 처리 기법으로 분석이 되는지는 나와 있지 않지요. 솔직히 엔지니어로서 당연하게 이런 내용들을 조금은 기대 했나 봅니다.

    이 책은 기술설명보다는 경제 관련 인문학 책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1~4차 산업혁명을 역사적인 사건의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예를들면, 이런 사건이지요. 정말로 믿기지 않는 법안이 1865년 영국에서 실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레드 플래그 법 때문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이 다 독일로 넘어간 계기가 된 듯합니다. 

    레드 플래그 법은 자동차가 시내에 들어오면 사람을 고용해 붉은깃발을 들고 앞서서 뛰게 한 법입니다. 자동차가 오니까 위험하다고 외치면서 자동차 앞에서 뛰는 것을 의무화한 법이에요. (중략) 자동차 최고속도를 6.4km/h로 제한하고, 시내에서는 3.2km/h로 제한했습니다.  당시 물동량을 책임지고 있던 교통수단은 마차였습니다. 그 마부들이 모여 마차 연맹을 만들었습니다. 마차 연맹은 강력한 조직을 가지고 의회에 로비를 시도하죠. 그 로비의 결과가 바로 레드 플래그 법입니다. 

    정말 황당한 법이죠.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달리고 있게 한 법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당시 마차 연맹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를 한 것이고 이게 다 받아들여져 법으로 재정이 된 것이지요. 이렇듯 당시 영국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산업혁명으로 이룬 높은 자동차 산업 기술력이 독일로 이동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인지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현재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공유 택시 서비스인 '타다 금지법'은 아닌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작가가 설명해주는 4차 산업혁명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입니다. 이 공장에는 일하는 사람과 컨베이어 벨트가 없습니다. 자동차를 제작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스마트 팩토리화되어 로봇이 부품을 직접 조립하는 무인 자동화 공장입니다.

    1910년에 등장한 이후로 지금까지 최고의 생산성을 가진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졌다'는 것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다품종 유연 생산으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지요. 즉, 사용자(고객)은 차량의 배터리 사이즈, 트렁크 위치(앞 또는 뒤), 차축(전륜 또는 후륜), 차량 타입(세단 또는 스포츠카 또는 SUV), 그리고 색상을 직접 선택하여 맞춤형 주문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중국 사람인 Jia Yueting이 만든 Faraday Future가 희망하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런 작업들이 4차 산업혁명 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고객 맞춤형 주문 제작과 다르지 않지만 과연 10년안에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지 정말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ROI와 제품 단가 등이 맞지 않아 기업들이 쉽게 시작할 수 없는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서비스 로봇에 대한 너무 긍정적인 전망입니다. 소프트뱅크의 페퍼는 이미 활용도를 잃어버리고 일본 내 사용되는 곳곳에서 마네킹으로 변질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서 소개된 심리치료 로봇인 물개로봇 '파로'도 그다지 많이 팔리지 못했고 아직 실험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2만대 정도가 전 세계적으로 팔렸다하더라도 스마트폰이나 TV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을 변화 시킬 정도의 많은 판매량은 아닙니다. 아직 이러한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의 일부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레드 플래그 법 이야기 처럼 미시시피 버블과 스코틀랜드 출신의 경제학자 존로의 역사적인 이야기도 상당이 흥미롭습니다.

    인문학과 경제학의 관점으로 과거의 주요 사건들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으로 어렵지 않게 읽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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